[경북일보 칼럼 세상읽기] 한여름 밤에 K-사이코테라피를 꿈꾸다
문가인 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
7월 끝자락을 지나 8월 초로 접어들었다.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숨죽임, 숨 가쁨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이러한 극복을 위한 노력을 통해 점차 안정을 찾게 돼, 1박 2일 일정으로 호텔로 휴가를 다녀왔다.
여의도에 있는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이 묵었다는 호텔에서 1박 2일을 지내면서 인근을 거닐었다.
근처 백화점을 가보니 그것에는 물건만 진열된 것이 아니고, 곳곳에 휴식공간이 있었다. 휴식공간 중의 어떤 곳은 아예 건물 한 층을 나무와 식물로 채워져 있어서, 마치 시골 한곳을 통째로 건물 안으로 옮겨온 듯했다. 사람들은 통유리 천장을 통해 밝은 햇빛이 쏟아지는 야외식당에서 식사하거나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나무와 꽃이 놓여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식당에는 남녀노소가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었고, 쇼핑센터에서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밤에는 한강을 가보니, 특정 구역은 마치 인공 호수처럼 조성돼 있었고 어른들과 아이들은 물놀이하고 있었다. 다른 곳의 콘서트장에는 한껏 멋을 낸 날씬한 여가수가 삼바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노래를 따라 하고, 손장단을 하기도 하면서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여의도 도심의 한가운데 대규모의 숲 속 같은 공원이 조성돼 있어서, 걷기모임을 하는 청년들도 보이고 만보계를 착용하고 제자리 뛰기를 하는 노인도 보였다.
다음날에는 ‘한신, 용의 출현’이란 한산도 대첩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영상제작기술에 놀라면서도 자부심을 느꼈다. 이순신 장군이 전술을 짤 때 사람의 심리를 파악해서 배치하는 것을 보면서, 전쟁에도 심리학이 적용된다고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번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한강의 조경이나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실내장식, 도심 속의 숲 속 같은 공원, 음식 문화, 영화 제작의 기술력 및 배우들의 연기, 여유롭고 건전하게 놀이를 즐기는 시민의식 등에서 놀라움과 함께 감동을 느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들 하는데 ‘과연 그렇구나’하고 수긍이 되는 순간들이었다.
그러면 ‘심리상담 서비스도 세계적인 수준일까?’라고 자문해봤다.
’그렇다’라고 현직에 있는 나는 바로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심리상담에 대한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있다는 독일, 한 명의 상담사가 몇 가구를 주치의처럼 담당하고 있다는 미국, 정신병원에 인지행동치료를 일찌감치 적용했던 영국 등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도 온라인 상담이 코로나 이전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했으며, 대만의 심리상담 서비스 수준도 상당히 높다고 들었다.
다행하게도 2022년 6월부터 청년 마음 건강 지원사업이 시작돼 국가에서 청년들의 마음 건강을 돌보기 시작했다. 큰 박수로 환영하고 싶다. 이런 사업은 마음이 힘든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경제적으로 불안정했던 심리상담사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일이다.
5000년 역사 속에 진화해왔던 한국인의 심성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이미 지니고 있다. 문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다. 우리나라가 마음의 선진국이 되면, 더욱더 많은 인재가 용처럼 전 세계에 진출해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리라.
나는 한여름 밤에 K-사이코테라피(임상심리사)의 비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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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경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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